그리스 신화에 담겨 있는 신과 인간의 사랑 이야기를
극단적으로 표현하면 '신들의 권태에 대한 보고서'라고 할 수 있습니다.
신들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온 것은 영원이 주는 권태를 이겨내기 위한 것이며,
짧은 세월 동안 한 번밖에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갖는 맹목적인 절박함을 느끼고 싶어서입니다.
천사들이 인간의 육체를 부러워한 것처럼 신들 또한 찰나와 순간을 사는 사람들의 그 마음을 알고 싶어했습니다.
"카르페 디엠Carpe diem", 그러니까 오늘을 즐겨야 하는 것이 우리 인간입니다.
그리고 오늘이 계속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 오늘이 바로 영원이기도 합니다.
- '아프로디테, 시네마 천국에 가다' 중에서